서울 나들이 한 잔(1) 국립중앙박물관 나들이

2019. 3. 15. 22:08국내 여행 한 병/서울 한 잔


서울 나들이(1)

국립중앙박물관 나들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방문하였다.

정말 오랜만에 오는 박물관이라 그런지, 더욱 반가웠던 것 같다.

더 자주 와야하는 곳인데,

그러질 못하는 것 같아서 참 아쉽다.


그래도 참 특별한 시기에 방문해서 다행이었다.

현재 3.1운동,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특별전도 개최하고 있고,

100주년 기념 기획굿즈를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굿즈샵 탐방



우선 도착하자마자

굿즈샵부터 들려주었다.

점점 날이 갈수록 상품 기획팀이 열일을 하는지,

제품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몇 개는 샀을텐데.


가운데에는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굿즈가

진열되어있었다.




역시 100주년 기념으로 이벤트도 하고 있었나보다.

역사알기 퀴즈를 풀면 상품을 준다해서, 열심히 답을 적어내려갔다.

옆에 있던 엄마도 함께!


그런데,

보다보니 이 퀴즈 엽서 디자인,

 깔끔하면서도 너무 귀여워서 한 장 챙겨왔다.

내가 좋아하는 연핑크여서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대체적으로 이번 100주년 기념 굿즈의 디자인들이

요즘 디자인 트렌드를 따라가면서도

그 안에 의미를 잘 담은 것 같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이렇게

독립선언서와 임시헌장을 따라쓰는 종이도 구비되어 있다.

아, 이 옛날의 흔적이 묻은 듯한 디자인이 너무 좋다.

종이에 쓰여진 글귀를 읽으며,

격동의 1919년을 다시 가슴에 새겨본다.




대한 제국 문구 세트 중 하나인 수첩.

이 시기의 느낌을 너무나도 잘 살린 수첩.

박물관 굿즈 샵을 둘러보는 것도 참 재미있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그 시대가 살아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지를 뻔 했지만,

집에 수첩이 산더미니까..

참았다.




너무너무 예쁜 굿즈들이 많다.

이렇게 현대적인 디자인도 좋고,

레트로풍의 디자인도 너무 좋다.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시대의 흔적이

나에게는 새로우면서도 익숙하다.

그래서 더 끌리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삼일절 기념 케이스가 아이폰 기종 밖에 없다는 점.

그래도 한국은 샘숭 많이 쓰는데

갤럭시 기종도 최신버전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역사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중근세관 전시해설



굿즈샵을 둘러보고 나서,

엄마와 함께 중근세관 전시해설을 들으러 갔다.

항상 박물관에 오면 앞에서부터 봐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구석기, 신석기 시대는 눈에 아른거릴 정도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중근세관만 보고자 다짐했다.


우리는 3회차의 오후 3시타임 전시해설을 들었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해설자분께서 너무 열성적으로 설명해주셔서 감사하면서도,

무료로 이런 해설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제발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에 방문했으면

한 번쯤은 전시해설을 꼭 들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왜 신라시대의 석굴암 불상보다, 눈 앞에 보이는 고려시대의 철불상이

더 못만들었을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그 안에 담긴 본질적인 이야기를 풀어내주신

해설자님.


석굴암은 왕의 지시로 국가의 최고 기술자들이 만들어낸 불상이라면,

지금 보고 있는 철불상은 지방의 기술자들이 만들어낸 것.


고려시대가 도래하고나서야 비로소

지방에서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호족 출신의 왕건이 나라를 이끌었기에,

고려는 이전의 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권력의 양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 맥락을 파악하니,

비로소 유물을 보는 눈이 트이는 것 같았다.


지방의 기술자들이 한 마음으로 만들어낸 철불상.

그리고, 지방마다 다양한 모습을 띄고 있는 철불상.

이러한 다양성이 참 마음에 든다.




보기만해도,

마음이 고요해지는 것 같다.

역사적인 지식이 함께 곁들어지면,

그 고요는 풍족함으로 번져나간다.

지식은 점점 잊혀질 수도 있지만,

이 당시에 내가 그 지식을 통해 바라본 유물들의 느낌은

계속해서 마음 속에 간직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다음에 다시 방문한다면,

그 때는 어느 관 전시해설을 들어볼까.

고민중이다. :)




황제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특별전은

고려관에서 조선관으로 넘어가는 그 사이에

조심스레 전시되어 있었다.


고려와 조선관에서 전시해설을 듣고난 뒤 이 곳에 오게 되니,

뭔가 더 눈이 트였다고 해야하나.

역사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 꼭,

이 특별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시해설을 통해 중근세관을 둘러본 뒤

이 곳에 오는 것을 강력추천하는 바이다.




독립선언서 속의 한자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읽어보기도 하고




태극기 앞에서 서 있어 보기도 한다.




주석 김구 선생님의 자리.

의자가 생각보다 크더이다.

잠깐 앉아보기도 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점차 강화되는 일제의 탄압 속에서

어디로 피해갔는지 그 경로가 그려져있다.


처음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던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약 1년전에 다녀온 적이 있어서 그런지,

더욱 반가우면서도, 가슴이 시려왔다.




박시백의 역사만화도 가운데에 전시되어 있다.




천천히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입구 쪽에 3.1운동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각들이

신문의 형식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사실 제대로 읽고 나오지 못했는데,

이 특별전은 9월까지 하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가서 천천히 읽어보려고 한다.


사실상 전시해설을 들으면서 모든 기운을 다썼기 때문에,

더이상의 집중력이 발휘하지 못했던 것도 있다ㅋㅋㅋㅋㅋ



저무는 하루, 행복했다



오늘 하루도 행복했다.

소소한 나들이였지만,

이런 소소함이 나는 더 좋은 것 같다.


해가 저물어가는 걸보니,

아 오늘도 행복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저녁으로 공항칼국수를 먹고,

다이소 구경한 뒤,

집에서 포근한 잠에 들게 된다.


행복했다! 오늘 하루.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