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6일차(3); 얼음의 나라에 입성하다 (프얄살론/피얄살론)

2019. 3. 11. 02:42유럽 여행 한 병/2018-2019 아이슬란드 한 잔


아이슬란드 6일차(3); 얼음의 나라에 입성하다 (프얄살론/피얄살론)





존재 자체로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프얄살론(Fjallsjökull)



다이아몬드 비치에서 빙하의 황혼기를 마주한 뒤,

우리는 프얄살론(Fjallsjökull)으로 이동하였다.


프얄살론은 요쿨살론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

차로 이동하면 대략 10분정도 소요한다.

이 곳은 요쿨살론과 다이아몬드 비치에 비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편은 아니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아이슬란드 여행지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준 장소로 남게 되었다.




프얄살론 주차장 공터에 차를 대고,

언덕의 자갈길을 따라 걸어본다.

저 멀리서부터 거대한 빙하의 자태가

나를 압도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바람은 어찌나 센지,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힘들다.




사진으로는 전혀 담기지 않는

빙하의 압도적인 웅장함.

정말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연신 혼잣말로 '와'만 외쳤을 뿐이다.


엄청난 풍속으로 인해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오지만,

그럼에도 나는 기계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저 광경을 두고 어찌 발을 돌릴 수 있을까.




프얄살론은 요쿨살론보다는 호수의 규모가 작지만,

생동감 넘치고 역동적인 분출빙하(outlet glacier)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였다.


마치 인간들에게,

감히 와볼테냐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 같은 모습.

자연의 무서움을 한 껏 보여주고 있다.




가까이 다가서서 보니,

빙하의 갈라짐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가만히 서서 바라만 봐도,

심심할 틈이 없다.


프얄살론에서도 보트투어가 있다고 하는데,

운이 좋으면 빙하가 떨어져나가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다고 한다.

프얄살론 보트 투어 예약은 이 곳에서 가능하다.

https://fjallsarlon.is


시간이 있었다면 보트투어도 했겠지만,

빡빡한 하루였기에

이 곳에 온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었다.

보트투어는 다음 기회로 잠시 미뤄둔다.




이제는,

얼음의 나라를 떠나,

또 다른 나라를 향해 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참 신비롭고, 굉장했던 하루.

찬 바람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헤롱헤롱하지만,

그래서 더욱 이 곳에 취할 수 있었다.


6일차의 한 잔은 꽤 도수가 셌나보다.




오랜만에 혼자 지내는 밤


이른 아침부터 일정을 시작하다보니

저녁 때가 되어서는 온 몸이 쑤시기 시작하였다.

체력 관리를 잘못하면 여행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이 날 저녁은 숙소에서 편히 쉬었다.


레이니르 게스트하우스라는 곳에 묵게 되었는데,

이 곳에는 3인실이 없어 2인실 방을 2개를 예약해야만 했다.

그리고 내가 2인실 방을 혼자 쓰게 되었다!

(dog,,이득!ㅋㅋ)




아이슬란드와서

처음으로 짐을 어질러놓은 것 같다ㅋㅋ

방도 캐리어 펼치기에는 무리도 없고,

무엇보다 깔끔해서 좋았다.




그리고 방 안에 세면대까지 있어서,

아침에 세수만 할 때 화장실에서 줄을 설 필요가 없어

너무너무너무 좋았다ㅋㅋㅋㅋ


암튼,

오랜만에 방을 혼자 쓰게 되어서

엄마와 통화할 수 있게 되었다.

여태까지 못다한 이야기들을 말해주기도 하고,

웃긴 이야기도 하고,

그랬다.


괜시리 더 따뜻해지는 밤이었다.

6일차의 한 잔,

도수가 세서 더 따뜻했던 그런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