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1일차;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딛다

2019. 2. 21. 05:50유럽 여행 한 병/2018-2019 아이슬란드 한 잔

지구에서 우주의 또 다른 외계행성을 체험할 수 있는, 미지의 세계

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




베니스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여러 여행을 다녔지만,

역시나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어디였냐고 묻는다면

나는 곧바로 아이슬란드라고 대답할 것 같다.


즐거운 시간들보다 힘들고 고된 시간들이 많았지만,

뒤돌아서 내가 걸어왔던 여정들을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아름답고 찬란했다.


가는 걸 결정하는 것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던 만큼

설렘보다 걱정이 더 앞섰지만,

아이슬란드의 풍경은 나를 설레임으로 이끌어주었다.


혼자 떠나 새로운 사람들과 동행하였고,

대자연과 동행하였고,

하늘의 별들과 동행하였다.


그곳의 공기마저 그리운 지금,

아이슬란드 여행기를 소소하게 풀어보고자 한다.



(아이슬란드 대표 록 밴드 시규어 로스의 곡.

여행기를 읽으며 함께 들으면 머릿 속으로 아이슬란드가 그려지는 기분이다.)








베니스에는 아이슬란드 직항이 없기 때문에,

베니스-런던/암스테르담/부다페스트-아이슬란드

이 세 선택지 중에서 골라야만 했다.


이전에 런던을 갔다왔었지만, 또 다시 가고 싶었던 곳이었기 때문에

나는 런던을 거쳐 아이슬란드를 가는 것으로 택했다.

런던 여행기는 추후에 기록하기로 하고.


진짜 아이슬란드 여행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새벽 같이 히드로 공항으로





런던에서의 3박 4일을 보내고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2018년 12월 29일,

나는 새벽 일찍 히드로 공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인 민박이 다행히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과 가까워서

짐을 들고 공항버스를 타러 가는 여정이 수월한 편이었다.


거의 6시에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나가야해서 민박집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기는 했지만,

조심조심 살금살금 준비해서 쏙 빠져나왔다ㅋㅋ


베니스에 있는 동안 2번이나 왔었던 런던을 떠나는 것이 너무나 아쉬우면서도,

새로이 발을 딛게 될 아이슬란드를 가는 것이 너무나도 벅찼다.


여유있게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부치고 엄마와 할머니와 영상통화를 했다.

나 혼자 (물론 동행을 구하긴 했지만) 아이슬란드에 가서 너무 많이 걱정하신 것 같아

괜찮을거라고, 씩씩하게 잘 여행하다 갈거라고 뇌리에 박히도록 얘기해주었다.


그 후 짐검사하고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한 장소를 향해,

나는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일식,,,?!





사실 요 며칠전부터 뜨끈한 우동이 끌려서

공항 가기 전날 히드로 공항에 일식집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다행히 YO! SUSHI 라는 일식집이 있어 허기진 나의 배를 감싸 안으며 그곳으로 향했다.


딱 자리에 앉으니 눈에 띄는 건 바로 스시일 수 밖에 없다. 

회전 초밥은 계속 내 눈 앞에 아른거리지만,

나의 예산과 뜨끈한 것을 먹고 싶다는 목적을 생각했을 때는

라멘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나는 해물?라멘을 주문하였고,

그 결과,,,,






모양새는 꽤 맛있어보이나,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아마 다시는 먹지 않을 것 같다.

나름 배고파서 잘 먹기는 했는데, 라멘이 아니라 동남아 음식을 먹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격은 10파운드 정도 했던 것 같다.

(이하 생략)

그래도 점심까지 잘 해결하고 나는 드디어, 아이슬란드를 향해 날아올랐다.




새로운 곳,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나


레이캬비크 공항에 도착한 나는 빨리 짐을 찾고 함께 여정을 할 동행들을 만났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어서 그런지 더욱 긴장되었는데,

다행히 모두 좋은 분들이어서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이후,

우리는 PROCAR에서 렌트한 차를 받고

레이캬비크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될, 토르 게스트 하우스로 향했다.


벌써 해가 지고 어두컴컴한 하늘이 레이캬비크 시내를 덮고 있었지만,

여기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초마저 소중하기 때문에

빠르게 짐을 풀고 시내를 정처없이 돌아다녔다.





레이캬비크의 상징인 할그림스키르캬 교회


레이캬비크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어디서든 보이는 교회.

여태까지 유럽을 다니면서 봐왔던 교회들과는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상절리를 본 따서 만든 교회인 만큼,

마치 대자연의 아이슬란드와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앞에 있는 동상은 '레이프 에이릭손'의 동상으로,

바이킹 시대에 최초로 북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자이다.

당시에는 누구인지 몰랐으나, 이렇게 여행기를 쓰며 새로운 지식 하나를 얻어간다.


어찌되었든, 아이슬란드에 왔다면

레이캬비크를 놓칠 수 없고,

레이캬비크에 왔다면,

할그림스키르캬 교회 또한 놓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캬비크의 매력은 

길거리 하나하나에 있다.


북유럽풍의 건물들이 정갈하게 내 눈 앞에 펼쳐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내 마음도 한층 깔끔해지는 느낌이었다.





레이캬비크 시내의 중심 거리를 쭉 내려오다보면 커다란 고양이가 보인다.

이 쪽을 중심으로 음식점이나 펍들이 들어와있다.

(포토 포인트: 고양이 발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보자.)





길거리의 조그마한 숫자 간판만 봐도 느낌있는 이 곳.

바로 레이캬비크다.





이 곳은 하르파 콘서트 홀.

마치 조명이 파도처럼 은은하게 펴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낮이었다면 레이캬비크의 또 다른 모습이 나를 반겨주었겠지만,

링로드 일주인 만큼 해가 떠있는 시간이 소중하기에

레이캬비크는 야경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여행의 첫 시작을 끊은 것 같아 벅찬 하루였다.


cf.) 슬픈 일이 하나 있다면, 크리스마스 이브라 그런지 모든 마트가 거의 닫았다는 점.

아이슬란드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마트 개폐장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생명이다.